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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사랑합니다. - 생각없는 말과 행동이 맞물려 벌어진 최악의 사건.

우연찮게 구입한 책이지만, 다 보고 나서는 처음에 생각했던 내용의 만화가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남자 아이가 커가면서 어머니와 벌어지는 다툼을 나중에 어떤 사건이나 대화를 통해 해결되고 가족으로써 다시 행복하게 되는 내용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단지 한아이를 가진 두 가정의 어머니들이 겪는 추악한 사건이었던것이다.

말의 중요성을 우리는 별로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깨달아야 한다. 한 초등학생의 아이가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이 엽기적인 사건속에서 처음에는 아이의 무서움을 느꼈다. 그리고 매스컴으로 인한 피해 가족의 2차 피해를 보면서 가해자 아이에게 분노가 폭발했다. 특히나 아이가 모든걸 자기가 저지른 살인이라고 담담히 말했을때는 그 분노의 증오는 더더욱 컸다. 일본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마 우리나라 같으면 청소년이하의 어린이들은 벌을 최대한 감면해주고 풀려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경위가 밝혀지고 가해자 아이의 마음이 메마르게 된 상황이 밝혀지면서 그 분노는 차츰 사그러 들어갔다. 여기서 주목할것은 아이가 저지른 살인이 아니다. 물론 아이가 아이를 살해했다는 그 결과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여파또한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이 사건을 통해 겪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부모들, 특히 어머니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이 서로 대화를 통해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주목해야되지 않나 싶다. 

어린이 범죄를 보면서 이 만화는 마지막에 물론 좋게 포장해서 그려냈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는 없겠지 싶었다. 살인이 아니더라도 학교폭력은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다뤄지지만, 언제나 가해자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로만 끝나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보면서도 씁슬한 느낌을 받으면서 책을 덮었다.